입양과 임시 보호를 이유로 데려온 11마리의 강아지와 고양이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안모 씨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되어 분노가 일고 있습니다.
개·고양이 전화번호 바꿔가며 입양·임보 했지만.. 모두 살해한 20대 남성
안 씨는 지난 4월 인터넷 반려동물 입양 플랫폼을 통해 강아지 5마리와 고양이 6마리를 입양한 후, 이들을 모두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유기동물의 임시보호나 입양을 보내려는 이들에게 접근해 다루기 편한 ‘착한’ 동물만 노렸습니다.
임시보호나 입양을 보낸 이들 대부분은 동물을 보낸 뒤 하루이틀 만에 안씨와 연락이 끊겼습니다. 안 씨는 휴대전화 번호를 여러 개 돌려 쓰거나 번호를 바꿔가며 입양 이력을 들키지 않으려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또 동물의 안부를 묻는 원 보호자에게는 동물을 잃어버렸다고 둘러댔으나 모두 살해했습니다.
사건을 고발한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안씨는 경찰 수사를 받던 중에도 고양이를 추가로 데려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양이는 파주시청의 긴급격리 조치 이후 동물권시민연대 ‘RAY’를 통해 구조돼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보호 중입니다.
카라 윤성모 활동가는 “반려동물 입양 학대를 막기 위해 철저한 심사 과정이 필요하나 그마저도 한계가 있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학대 현장에 남겨진 동물의 소유권 포기를 위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동물 학대 ‘역대 최악의 선고’
2024년 6월 24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형사 1 단독 이상엽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안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480시간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했고, 경찰에서도 증거를 제시하여 혐의 모두 유죄가 인정된다”면서도 “반성하는 태도가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종합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안 씨에게 동물보호법 최고 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고발한 동물권행동 ‘카라’는 구속돼 법정 최고형을 구형받은 안 씨를 집행유예로 풀어준 것은 ‘역대 최악의 동물 학대 선고’라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카라의 윤성모 활동가는 “동물 학대 사건은 피해당한 동물이 고소할 수 없어 제삼자에 의한 형사고발이 주를 이룬다. 항소 역시 검사의 결정을 요청해야 하는 현실”이라며 “항소요구서를 검사 측에 제출했다. 검사의 신속한 항소 결정을 촉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예비 살인자 집행유예가 끝?”
이번 사건의 판결에 대해 많은 이들이 충격과 분노를 표하고 있으며, 카라를 비롯한 동물권 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동물 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지금은 강아지나 고양이지만 나중에는 사람으로 대상이 바뀔 것”, “예비 살인자를 눈앞에 두고 집행유예가 끝인가요?”, “번호까지 바꿔가며 입양하는데 어찌 사람이 막을 수 있을까..”, “동물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저렇게 데려다가 죽이는 건 정신이 어떻게 된 게 아닐까요”, “사회격리필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이 얼마나 엄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동물 학대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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