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낙태 브이로그 논란, 태아 심장뛰는데 “살 찐줄” 임신중절 유튜브 올려 모두 경악

지난달 27일, 한 20대 여성 유튜버가 임신 9개월 차 만삭 상태인 36주 낙태 브이로그 영상을 업로드 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A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총 수술 비용 900만 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36주 낙태 브이로그 영상을 올리며 그 과정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같은 시기, 인스타그램에도 “24살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며 비슷한 내용을 게시했습니다.

영상에서 A 씨는 “지난 3월쯤 생리가 멈춰 산부인과를 방문했을 때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호르몬 불균형 영향이라고 해서 별 의심을 하지 않고 그냥 살이 많이 쪘나 보다 생각하다가 뭔가 이상해서 병원에 갔다”며 “바보같이 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내시경 예약을 하고 내과에 갔다. 내과에서 임신 사실을 알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초음파 진료 중 의사는 “심장 뛰는 것 봐라. 심장도 이렇게 잘 뛰잖아. 모르고 약을 먹거나 하진 않았죠? 이 정도면 낳아야 한다. 못 지운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사실 지우고 싶어서 찾아간 병원이었다”며 임신중절 수술을 받기 위해 총 3곳의 병원을 방문했다고 전했습니다. 그 결과 모두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하며 “무심한 내 태도가 만든 결과에 죽어버리고 싶었다”고 토로했습니다.

 

A 씨는 이후 영상에서 임신중절 수술을 받는 과정과 병실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수술복을 입고 병원 침대에 누워 소변줄을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며 “당일 바로 절개 수술에 들어갔다. 전신 마취에 하반신 마취까지 처음이라 무서웠지만 모든 게 내 잘못이었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걸을 때마다 배가 불타는 것 같고 칼로 찢기는 기분”이라며 “혼자 힘으로는 아직 일어나는 게 힘들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역국을 먹거나 병실을 걸어 다니며 회복하는 장면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그러나 태아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 영상은 ’36주 낙태 브이로그’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졌고, 이를 본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9개월이면 태동도 있었을 텐데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 “만삭인데 낙태를 해주는 산부인과 어디? 의사랑 쟤랑 둘 다 처벌해야함”, “36주면 그냥 사람인데 태아 몸무게도 조금 덜 나갈 뿐..” 등의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임신 중절을 한 여성과 이를 도운 의사 등을 처벌하는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관련 법이 아직 정리되지 않아 여전히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24주가 넘어가는 낙태는 모자보건법상 불법이지만 형법상 낙태죄 처벌 효력이 없는 상황입니다.

 

A 씨의 영상이 화제가 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영상이 조작되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A 씨가 지난달 24일에 올린 쇼츠 영상과 27일에 올린 브이로그 영상의 초음파 사진과 촬영 날짜를 비교해 보면, 영상이 날조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누리꾼들은 “초음파 찍은 날 바로 수술받았다고 쳐도 사흘 만에 영상을 편집?”, “영상 날짜도 안 맞고 중절 후 올라온 영상 배 상태를 봐도 주작 같음”, “3월에 산부인과에서 다낭성 진단받았는데 임신 진단을 못 받았다고?”, “임신한 사람 배 같지가 않음 실리콘 배 같음 주작 영상인 듯” 등의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또 2021년 살인·사체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가 임신 34주의 태아를 낙태하려 했으나 아이가 살아있는 채로 태어나자 고의로 숨지게 한 사건이 다시금 조명받으며 A 씨의 사건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여성의 안전한 임신중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보건의료체계가 여전히 마련되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논란으로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