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 전단 살포·오물 풍선 도발에 숨은 소름돋는 의미(+사건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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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전단으로 추정되는 미상물체가 발견됐다는 내용의 재난문자가 지난 28일 밤 경기도, 강원도 지역에 발송돼 시민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익숙할 테지만 젊은 세대는 북한의 이런 전단 살포가 매우 생소할 수 있습니다. 또 공습경보가 울리면서 한때 불안했던 만큼 예민한 반응들도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노린 점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심리전은 한국도 취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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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8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가 경기 강원 접적지역 일대에서 식별돼 군에서 조치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에 따르면 전방 지역에서 풍선 10여개가 식별됐고, 떨어진 일부 풍선에서는 오물이 매달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 당국의 미상물체 식별 이후 경기도, 강원도 일부 지역에 재난문자가 발송됐습니다.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경기도 위급재난문자의 영문 번역에 ‘공습예비경보’라는 표현이 들어가며 공습 여부에 대해 다수의 언론에서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112와 119로 공습예비경보에 대한 확인 전화가 쇄도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영문은 공습예비경보가 아니라 경계경보의 영문명입니다. 정확한 의미가 있는 단어로, 민방위 경보 발령·전달 규정 (별표4 – 민방위경보 TV 자막방송 송출기준)에 따르면 Air raid는 공습, Preliminary warning은 경계경보를 의미합니다. 즉 공습·경계경보 발령이라는 뜻입니다. 해당 사안을 민방공경보인 경계경보 발령 시스템을 사용해 재난문자를 발송했기 때문에, 위급재난문자에 경계경보를 알리는 영문 경보인 Preliminary warning이 삽입된 것입니다.

경기도 민방위경보통제소는 경계경보 위급재난문자 발송을 군부대에서 강하게 요청하였다면서, 북한의 비행체가 어떤 내용물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면 현행법상 위급재난문자로 발송해야 한다는 의무가 현행법에 기재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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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에 따르면 위급재난문자가 발송된 배경은 전쟁 위험이 아닌 시민 안전 때문입니다. 북한이 보낸 대규모 대남 전단에 담긴 오물 무게가 상당해 시민이 다칠 우려가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보낸 게 단순히 전단이 아니라 풍선에 담긴 오물과 쓰레기인데 무게가 상당하다”며 “풍선이 공중에서 터지거나 지상에 떨어졌을 때 충격이 꽤 있는 수준이라 길 가던 시민이나 차량에 떨어졌을 때 심각한 부상,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득이하게 심야 시간에 놀라게 한 것은 송구스럽지만 안전이 위협되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2024년 북한 대남 오물 풍선 살포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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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8일 오후 11시경부터 북한이 개수 미상의 풍선을 통해 오물을 무단 살포한 사건. 사건 초기에는 대남전단(삐라) 살포로 의심되었으나 폐전선, 거름, 쓰레기, 분뇨, 중국산 폐전지(廢電池)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기생충 또는 바이러스 등 생화학무기가 포함되어있을 가능성도 있으며, 장티푸스 및 콜레라 외에도 A형 간염과 같은 일부 질병은 분변을 통하여 전염됩니다. 발견 시 함부로 접촉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휴전선 접경지역부터 시작하여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장수군, 경상남도 거창군, 충청남도 계룡시, 경상북도 영천시·의성군, 충청북도 충주시·제천시,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인제군·화천군·원주시에 이어 경기도 파주시·동두천시·평택시,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울특별시까지 풍선이 확인되었고, 심지어 정부서울청사와 주한일본대사관, 외교부 청사 인근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단, 전라남도 나주시와 충청북도 청주시, 경상남도 함양군에서는 오인 신고로 밝혀졌습니다. 세 지역 다 ‘오물 풍선’이 아닌 ‘기상관측 장비’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9일 오후 4시 기준, 260여개 풍선이 발견되었으며 현재 공중에 떠 있는 풍선은 없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습니다.

 

풍선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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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며칠 전인 5월 26일 남측의 대북전단에 맞서 자기들도 오물을 뿌리겠다고 도발했기 때문에 삐라의 내용물이 오물이라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이런 경고는 지난 13일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가 “대북전단 30만장과 케이-팝(K-pop)·트로트 동영상 등을 저장한 이동식저장장치(usb) 2000개를 대형풍선 20개에 매달아 10일 밤 11시께 인천 강화도에서 북쪽으로 보냈다”고 언론에 주장한 뒤에 나왔습니다.

이걸 이틀 만에 바로 실행에 옮긴 건데요. 사진을 보면 하얀색 대형 풍선 2개에 비닐봉투가 달렸는데, 여기에 냄새 나는 거름까지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과거에도 이런 오물을 보낸 적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북한이 오물까지 보내는 의도는 과연 뭘까요?

북 대남전단, 오물에 담긴 숨은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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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북한이 그만큼 대북전단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 정도가 가히 히스테리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름으로 추정되는 오물까지 보내는 의도는 자신들에게 대북전단이나 K팝이 담긴 USB가 오물과도 같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이고, 한국의 여론을 자극해 대북전단 살포 움직임을 내부적으로 반대하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다고 봐야 합니다.

대남 삐라나 오물이 살포되면서 한때 공습 경보가 내려지기도 했고, 그로 인해 많은 남한 주민들이 불안해 했거든요. 이런 심리를 자극해서 남한 내부에서 괜히 북한을 건드리지 말자는 여론이 나와주기를 바라는 그런 심리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남한과 북한의 전단 날리기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닙니다. 한국 전쟁 발발 이후 본격화된 전단 살포는 전쟁 당시 기간에만 무려 28억장에 가까웠다고 알려져 있죠.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남한과 북한은 효과적인 심리전의 수단으로 전단 살포를 사용해 왔습니다. 북한이 잘살던 60~ 70년대에는 남한 군인들에게 귀순을 요구하는 전단을 뿌리며 체제를 과시하기 위한 용도로 많이 뿌렸죠.

당시까지만 해도 북에서 보낸 전단을 구경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남한의 경제가 북한을 추월하고 다른 여러 가지 면에서 북한을 압도하기 시작할 무렵부터는 북한의 전단은 효력을 잃었고, 오히려 남한에서 북한을 향해 북한의 체제를 비판하고 귀순을 유도하는 그런 전단들이 대거 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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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 체결과 2000년 남북 상호비방 중지 합의에 따라 양측의 전단 살포가 공식 중단된 것입니다. 정부 차원의 공식 전단 살포는 중단됐지만, 전단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2008년 남북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전단 살포는 다시 재개되었습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단 살포의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옮겨간 것입니다. 이후로는 남한 내 북한인권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북한의 인권상황을 비판하고 김씨 일가를 비판하는 전단을 집중적으로 살포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오늘에 이른 것이죠.

북한이 이들의 전단에 대해 극도의 스트레스성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앞서 말한 김씨 일가에 대한 비판 뿐만 아니라 전단 안에는 실 사용이 가능한 달러 지폐와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 노래 등을 담은 usb가 담겨 있기 때문인데, 실제 북한 사람들이 이를 몰래 수거해 듣거나 유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 입장에서는 이를 막는 것이 매우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북한이 보낸 오물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들의 많은 한이 담겨 있다고 봐야겠죠.

 

전국적으로 살포…만일의 대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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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중반부터 2024년까지 북한은 미사일발사, 로켓발사, 해안포사격, 국가 전산망 해킹 등 대남도발을 수시로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에서는 정치계, 사회계, 문화·연예계발 사건사고 이슈가 단 한번의 끊임도 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바람에 여론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도발은 그 수준이 상당히 엽기적이고 독특해서 일단 여론의 관심을 환기시키는데에는 성공했다는 평입니다.

향후 북한이 풍선에 타이머가 부착된 폭탄이나 탄저균 같은 생화학 무기를 탑재하여 얼마든지 ‘무차별적’ 공격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전문가은 풍선의 무기 전환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았지만, 이번에 북한이 살포한 풍선이 전국적으로 살포된 점,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는 점에서 ‘만일의 대비’는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으론 북한도 ‘심리전’ 목적이 큰 풍선을 공격용으로 살포해 상황이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대로 수거해서 다시 날려 보내줘라!’, ‘대북 확성기 방송 다시 하고 탈북민 단체 삐라 살포 더 이상 제지하지 말아라’라는 강경한 반응도 있었고요. ‘탈북자 단체 삐라 보내지 마라. 북조선 애들 대응차원에서 오물 보내잖아’, ‘북한이 먼저 날렸다면 문제가 되지만 이건 탈북단체가 먼저 날려서 일어난 일 아닌가’, ‘200여 개 중 단 1개에라도 화학물질이 들어있으면 어찌 되는 거냐’, ‘훗날 전시에 생물학적 병원균 보낼 수도 있다. 그거 시험해 본 것일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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